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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것에 관하여 병실 노트 (커버이미지)
아픈 것에 관하여 병실 노트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버지니아 울프.줄리아 스티븐 지음 
  • 출판사두시의나무 
  • 출판일2022-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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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아픈 사람’과 ‘간병하는 사람’으로서 각자의 시대를 살아낸
딸 버지니아 울프와 어머니 줄리아 스티븐의 에세이 최초 합본
놀랍고도 전례 없는 문학적 재회

20세기 천재적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가장 대담하고 특이하면서 독창적인 에세이 《아픈 것에 관하여》(1930)와 작가의 어머니 줄리아 스티븐의 19세기 간병 지침서 《병실 노트》(1883)를 합본했다. 이 놀랍고도 전례 없는 문학적 재회로 우리는 아픈 사람과 간병하는 사람의 세계를 동시에 만나게 된다. 《아픈 것에 관하여》는 병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여유롭고 우아하게 풀어내고 있으며, 1883년 출간된 후 오랜 세월 잊혀왔던 《병실 노트》는 세세한 간병 요령을 명확하고 유머러스하게 소개한다. 평생 몸과 마음을 앓으면서도 자신의 문학을 지켜낸 버지니아와 ‘모든 여성은 간호사’라는 나이팅게일의 교훈을 마음에 새기고 헌신한 줄리아. 정작 버지니아는 줄리아가 일찍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어머니의 간병을 받지 못했지만, 다른 듯하면서도 묘하게 닮은 모녀의 글을 읽노라면 두 사람은 아픈 자의 일상과 존엄에 대해 각자의 목소리로 서로 영원한 대화를 이어가는 듯하다.

“두 글의 유사성은 버지니아 울프가 글에서 표현하는 어머니를 향한 갈망의 원천을 암시하기도 한다.” _잰 프리먼(이 책의 원서 편집자)

“《병실 노트》는 버지니아가 타고난 글쓰기 소질을 부친 못지않게 모친에게서도 물려받았다는 명확한 증거다.” _위니프레드 홀트비(버지니아 울프의 첫 전기 작가)

“죽음 너머로 따뜻한 손길과 생각을 건넬 수 있는 것, 이것이 글이 가진 힘이고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다. 어머니와 딸이 한 세기를 훌쩍 넘는 시간을 지나 이 책에서 만났다.” _공경희(옮긴이)

“아프면 말들이 신비스러운 힘을 갖는가 보다.”
: ‘아픈 사람’ 버지니아 울프의 《아픈 것에 관하여》

《아픈 것에 관하여》의 집필은 버지니아 울프가 1925년 8월 19일 한 파티에서 기절하면서 시작됐다. 그 전까지 순탄한 나날이 이어지고 있었다. 몇 편의 작품을 출간하고, 다음 소설의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비타 색빌웨스트와의 매혹적인 관계에도 접어든 상태였다. 이때 쓰러진 이후로 수개월의 병치레가 이어졌다. 회복할 무렵에는 다시 풍진에 걸렸고, 지긋지긋한 두통, 두통으로 혼수상태, 의사의 집필 금지, 구토증 등으로 아픈 시간이 계속됐다.
이런 갖가지 증상에 시달리던 작가의 이 짧은 에세이는 그럼에도 전혀 우울하거나 어둡지 않다. ‘누워서’ 하루를 보내는 작가의 사유는 멀쩡히 ‘서서’ 다니는 사람들보다 놀랍게도 훨씬 더 자유롭고 여유로워 독자의 시선을 오래도록 붙잡는다. 이 에세이는 글쓰기, 독서, 셰익스피어, 하늘, 바다, 구름, 새, 꽃 등의 소재들을 즉흥적으로 넘나들며 제목 이상의 주제를 다룬다.
‘누워서’ 산다는 것은 어떤 걸까? 아파서 누워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한창 일하느라 바쁜 ‘근로자 부대’로부터 뒤처진 낙오자 신세가 되기 일쑤다. 하지만 작가는 이로 인해 자연과 세상이 속삭이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되어 보통 사람들은 하지 못하는 일들을 할 시간이 생긴다고 썼다. ‘누워서’ 보는 변모하는 구름, 흔들리는 커튼처럼 작가의 글도 변화무쌍하다. 여기에는 질병뿐 아니라 언어, 종교, 고독, 독서, 연애, 문학 논쟁, 작업 중인 위대한 소설도 숨어 있다. 작가는 마치 질병을 통해 다른 우주 전체를 창조하는 듯하다.

“간병인에게 누구를 보살피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야 한다.”
: ‘간병하는 사람’ 줄리아 스티븐의 《병실 노트》

버지니아 울프의 어머니 줄리아 스티븐의 1883년 에세이 《병실 노트》를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해 소개한다.
줄리아 스티븐은 인생 초년부터 환자 곁을 지키는 생활을 했다. 언니들이 결혼하고 열여섯 살인 그녀가 어머니의 간병인이자 치료법을 찾아다니는 여정의 동행자가 되었다. 줄리아의 남편이자 버지니아 울프의 아버지인 레슬리 스티븐의 말에 따르면 집안 식구들 또한 여기저기서 줄리아를 찾는 통에 결혼식조차 미뤄야 했다.
그녀가 《병실 노트》를 쓰게 된 건 숙명처럼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 에세이에는 19세기 가정에서 아픈 사람을 돌보는 요령이 세세하게 적혀 있는데 그야말로 구체적이고 실용적이고 명확한 서술로 가득하다. 병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침구를 정리하는 법, 목욕 시 옷을 벗기는 순서, 음식을 조리하는 법, 옷 입히는 법, 심지어 환자가 사망한 후 간병인이 처신하는 법까지 간병인으로서 갖추면 좋을 환자에 대한 태도와 배려, 관심, 시선이 잘 담겨 있다. 불빛 한 가닥, 작은 소음과 외풍, 침대 속 부스러기 같은 아주 사소한 것들이 환자를 어떻게 괴롭히는지, 이에 대해 간병인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꼼꼼히 적었다.
그중 인상적인 부분은 환자를 케이스(case)로 보는 관점이다. 줄리아 스티븐은 환자 개인이 아닌 ‘케이스’를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간호 본능인 것 같다고 강조한다. 간병인에게 누구를 보살피는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모든 간병인은 모든 타인, 인정 없는 친구, 가장 가깝고 사랑하는 사람 할 것 없이 똑같이 상냥하게 보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빅토리아 시대의 이상적인 성실함을 그대로 실천한 19세기 여성의 삶과 정신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영문학자, 편집자, 의사의 각양각색 해설로
한층 깊어지는 오래된 텍스트로의 여행

옥스퍼드 영문학과 명예교수 헤르미온 리가 《아픈 것에 관하여》에 대해, 「울프 연구 연감」의 창립 편집자 마크 핫세가 《병실 노트》에 대해 쓴 해설을 각 글에 덧붙였다. 헤르미온 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삶과 작품을 독창적이고 광범위하게 전하며, 이 짧은 에세이의 문학성, 작가의 숨은 의도, 출간을 둘러싼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생생히 전달한다.

“《아픈 것에 관하여》는 울프의 영웅적인 인내심과 용기를 드러낸다.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고, 육체와 정신의 고통을 모아서 새로운 종류의 글로 전달한다.” _헤르미온 리(옥스퍼드 대학교 영문학과 명예교수)

마크 핫세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줄리아 스티븐의 삶을 소개한다. 또 줄리아 스티븐의 삶과 글의 맥락에서 버지니아 울프와 그녀의 글들, 《아픈 것에 관하여》를 함께 조명한다. 핫세는 줄리아의 글에서 버지니아의 글쓰기 특징인 위트와 관찰력이 엿보인다고 말한다. 19세기 후반의 여성 줄리아가 침대 속 부스러기의 출처를 설명하지 못하는 지식인들을 가볍게 조롱하는 부분에서는 딸 버지니아의 페미니스트 코미디가 엿보인다고도 설명한다.

“《병실 노트》는 오늘날의 간병인들을 위한 지침서이자, 20세기 가장 위대한 소설가 중 한 명의 전기에 매혹적인 문건이다.” _마크 핫세(「울프 연구 연감」의 창립 편집자)

이 책의 말미에는 내과의이자 문학비평가인 리타 샤론의 맺는말을 실었다. 샤론은 두 에세이의 요지를 구체화하고, 의사로서 또 문학비평가로서 두 글을 흥미롭게 비교한다. 그러면서 《병실 노트》를 읽고 《아픈 것에 관하여》를 읽으니 자신이 환자를 진료하면서 이루려고 애썼던 내적 균형을 다시 얻게 된다고 말한다.

“언젠가 자신과 사랑하는 이들이 아플 날이 올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주치의, 간병인, 치료사가 이 두 글을 같이 읽기를 바랄 것이다.” _리타 샤론(내과의, 문학비평가)

영문학자, 편집자, 의사가 쓴 세 편의 해설은 안타깝게도 짧은 시간만을 함께한 모녀의 이야기를 애틋하게 연결 혹은 교차시킨다. 버지니아 울프는 열세 살에 어머니를 잃고 최초로 정신 이상 상태를 보였다고 한다. 평생토록 아팠던 이 천재적 작가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진실한 간병인이던 어머니의 간병은 받지 못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두 사람이 같은 생에서 미처 나누지 못한 대화를 이토록 매력적인 두 텍스트를 통해 다시금 이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두 편의 에세이는 독자에게도 모녀를 훌륭하게 연결해주며 특별한 독서의 시간을 선사한다. 예를 들면 줄리아 스티븐은 아파서 모든 것에 예민한 병자에게 되도록 ‘진실’을 털어놓는 쪽을 선호한다. 그래야 병자가 재앙을 상상하며 더 큰 괴로움을 겪지 않게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상황이 요구하면 간병인에게 ‘자유롭게 거짓말’하라고 조언한다. 이 대목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일화가 겹친다. 버지니아도 거짓말 전략을 구사하는 재능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1906년 남자 형제인 토비가 죽었을 때, 죽은 토비와 똑같이 장티푸스를 앓는 친구에게 버지니아는 ‘큰 변화는 없다’고, 토비가 ‘나아지고 있다’고, 간병인들이 양고기를 못 먹게 한다고 불평하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1906년 이미 시작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첫 소설 《댈러웨이 부인》에는 《병실 노트》에 설명된 간단하고 현실적인 간호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저자소개

20세기 문학의 혁신을 이룬 영국의 작가. 잊을 수 없는 언어, 역사·정치·페미니즘·예술 문제에 관한 시대를 초월한 문제의식, 놀랍도록 왕성한 작품활동, 소설의 기존 형식을 깨부순 그녀의 실험은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진로를 바꾸어 놓았다.
본명은 애들린 버지니아 스티븐(Adeline Virginia Stephen)으로 1882년 1월 25일 영국 런던의 중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은 저명한 문인이자 영국 국가인명사전의 초대 편집자로, 어렸을 적부터 문학적 재능을 보인 울프를 지도했다. 어머니 줄리아 덕워스는 빼어난 미모와 빅토리아 시대가 요구하는 자기희생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또한 19세기 최고의 인물 사진가인 줄리아 마거릿 카메론을 숙모로 둔 만큼 저명한 사회적, 예술적 인맥을 가지고 있었다. 1895년, 1905년 어머니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이때 발병한 울프의 신경질환이 평생을 괴롭힌다.
그녀가 회복하는 동안 네 남매(바네사, 토비, 버지니아, 아드리안)는 런던의 보헤미안적인 블룸즈버리 지역으로 이사했고, 그곳에서 자유롭게 공부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고 즐겁게 지냈다. 곧 미술·문학·사회경제 분야를 아우르는 급진적인 젊은이들의 주간 모임 ‘블룸즈버리 그룹’을 주최하는데 거기서 교제한 레너드 울프와 1912년 결혼한다. 1917년 울프 부부는 인쇄기를 구입하고 ‘호가스 출판사’를 설립한다.
“사람들을 조각과 모자이크로 드러낼 것입니다. 그들은 예전처럼 깨끗하고 획일적이며 일관된 전체가 아닙니다.” 그녀는 일기에 쓴 것처럼 현실을 “떨리는 조각들로 이루어진 전체”로 창조하고 “마음의 비행을 포착하는 데 전념”했다.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등 그녀 최고의 소설들은 깔끔한 해결책이나 명확한 구분 없이 인간의 내면과 외부 사이를 오가며 시간, 경험, 성격의 불확정성과 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 환경에 대한 미적 탐구로 우리를 초대한다. 또한 예술 이론, 문학사, 여성의 글쓰기, 권력의 정치에 관한 선구적 에세이 《자기만의 방》을 남겼으며 전기문과 일기, 서신도 썼다. 정신 질환이 재발하면서 1941년 3월 28일 서섹스 우즈강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향년 59세).

목차

옮기고 나서 | 공경희

편집자의 말 | 잰 프리먼



1부 아픈 것에 관하여 | 버지니아 울프


《아픈 것에 관하여》를 소개하며 | 헤르미온 리



2부 병실 노트 | 줄리아 스티븐


《병실 노트》를 소개하며 | 마크 핫세



맺는말 | 리타 샤론

한줄 서평